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 행보, 국회 청소·방호노동자 찾은 의미

국가의 미래와 시작

국가의 미래는 종종 그 시작에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국정의 개시는 단지 권력 교체의 의례가 아니라, 앞으로 펼쳐질 국가 운영 철학의 압축적 서사이자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가치의 예고편이기 때문입니다. 2025년 6월 4일,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 이재명은 취임식 직후 국회의 청소노동자들과 방호직원들을 가장 먼저 찾아가 감사의 악수를 건넸습니다. 격식 없이 시작된 그의 첫 행보는 조용했지만, 그 의미만큼은 누구보다 분명하고 깊은 울림을 전했습니다.

의미 있는 첫 행보

이 장면은 일회성 예우나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었습니다. 연단 위의 수사보다 먼저, 그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우리 사회의 가장 낮고 보이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청소노동자와 방호직원—대개는 존재조차 인식되지 않지만 공동체의 일상을 지탱하는 이들—에게 건넨 첫 인사는 대통령으로서의 출발점이자, 이 나라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장면이었습니다. 그 몸의 방향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선언한 정치적 가치였습니다. 권력의 정점에서 공동체의 바닥을 먼저 돌아보겠다는 다짐, 그것은 정의와 연대라는 공동체 윤리의 회복을 향한 첫 걸음이었습니다.

행동이 말하는 정치

우리는 오랫동안 정치적 수사의 과잉 속에서 살았습니다. 미사여구는 넘쳤지만, 그 말들이 도달하는 지점은 대체로 기득권의 울타리 안이었습니다. 수많은 약자들의 현실은 늘 그 언어의 바깥에 머물렀습니다. 그런 시대에, 대통령의 첫 행보가 말이 아닌 ‘몸의 방향’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하나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말보다 더 정직하고, 이미지보다 더 깊은 진심의 표현이었습니다.

기억과 관계의 상징적 장면

일부는 이 장면을 정치적 연출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장면 속에는 한 사람의 기억과 관계가 녹아 있었습니다. 2023년, 이재명이 단식 투쟁을 할 때 곁을 지켰던 청소노동자 최성자 씨. 그 은혜를 대통령이 된 지금 되갚은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일 없게 할게요.” 이 짧은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한 시대의 상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역사적 약속이었습니다. 그것은 국가의 기억력이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작지만 잊히지 않을 장면이었습니다.

공동체의 품격과 일상

공동체의 품격은 가장 약한 이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서 드러납니다.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껏 대한민국의 정치가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온 대상은 누구였습니까? 재벌의 이해였는가, 권력기관의 입장이었는가. 그에 비해 이재명 대통령의 첫 인사는 분명한 전환의 선언입니다. 공동체의 우선순위가 바뀌어야 한다는, 정치의 방향을 새롭게 하겠다는 서약입니다. 그의 눈높이가 향한 곳, 손이 닿은 대상은 국가의 방향성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물었습니다. 그것은 “이제는 아래로부터 시작한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정치의 기술과 상징

정치는 현실의 기술이자 다수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정치는 ‘상징의 언어’로서 공동체의 상상력을 열어가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대통령의 첫 걸음은 하루짜리 행보가 아닙니다. 그것은 앞으로 펼쳐질 국정 전반의 철학과 감각을 보여주는 하나의 시작점입니다. 사회의 가장 약한 지점에서 출발한 국정이 어떤 미래를 그려갈 수 있을지, 우리는 이제 그 궤적을 함께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시작의 철학과 공동체

대통령의 첫 발걸음은 동시에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공동체의 시작을 어디서 정의하고 있는가? 가장 먼저 기억하고,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이들은 누구인가? 개인화된 삶이 국가라는 말을 낡은 문장처럼 느끼게 만든 이 시대에, 다시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는 일은 곧 권력자의 철학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수직적 권력에서 수평적 연대로

국가는 단지 조직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그리고 방향이란 결국 ‘누구를 먼저 바라보는가’에서 출발합니다. 가장 위에 선 이가 가장 아래를 바라볼 때, 우리는 수직적 권력의 풍경이 아니라 수평적 연대의 공동체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2025년 6월, 우리는 한 대통령의 조용한 발걸음 속에서 이 사회가 향할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미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시작이 단지 하루의 뉴스로 사라지지 않기를, 그 낮고 단단한 걸음이 공동체 전체의 지속적인 방향이 되기를, 우리는 함께 지켜보고 또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