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 집무실 논란 그리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통과
2025년 이재명 대통령 취임
2025년 6월 4일, 제22대 대통령 이재명이 공식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첫 업무일은 경축과 기대보다는 고요한 충격 속에서 열렸습니다. 집무실도, 관저도 없는 대통령. 헌정 사상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이 장면은, 단순한 준비 부족 이상의 것을 암시합니다.\n용산 대통령실은 아직 완공되지 않았고,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밤 안가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공간의 부재는 곧, 설명되지 않은 권력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그것은 떠난 자가 감추고 싶었던 공간이며, 남겨진 자가 감당해야 할 책임의 실루엣입니다.
‘무덤 같다’는 표현의 의미
이재명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을 두고 “도청 위험과 보안 문제로 무덤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이 발언은 단순한 시설 불만이 아닙니다. 본래 군사시설을 임시 개조한 이 공간은 폐쇄적이고, 국민과의 소통을 가로막으며,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 장소였습니다.\n그럼에도 이 불편하고 부적절한 공간은 전임 정부에 의해 그 어떤 정리도 없이 그대로 넘겨졌습니다. 마치 누군가 감추고 싶었던 진실의 방처럼, 아무 말 없이 문을 닫고 떠난 것입니다.
책임을 은폐하는 정치적 행동
이번 상황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명백한 정치적 책임 회피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기면서, 다음 정권을 위한 어떠한 준비도, 전환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관저는 방치되었고, 업무 공간은 사실상 '이전 불능' 상태로 남았습니다.\n그 공백을 감춘 채 다음 정부에 넘긴 행위는, 마치 어두운 방 안에 진실을 밀어 넣고 문을 걸어 잠근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당이었던 국민의힘 역시, 이 결정을 공유한 정치세력으로서 묵인과 침묵으로 책임의 공범이 되었습니다.
특검, 진실을 열 수 있는 도구
그러나 국가는 진실이 밀봉된 그 방을 열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특검입니다.\n내일 국회에서는 세 건의 특검법이 통과될 예정입니다. 첫째는 ‘채해병 특검법’으로, 국방부 고위층과 민간 간부 간의 병역 면탈 및 특혜 의혹을 수사합니다. 둘째는 ‘윤석열 내란·외환 특검법’으로, 12·3 사태 당시 군 내 개입 정황과 내란 음모, 외환 유출 기획 의혹을 밝히려는 시도입니다. 셋째는 ‘김건희 통합 특검법’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대통령 부인의 여러 의혹들을 포괄적으로 다룹니다.\n이들은 정치 보복이 아닙니다. 오히려 오래도록 감춰졌던 권력의 기록, 밀폐된 방 안의 진실을 꺼내는 국가의 마지막 수단입니다. 국민은 알고 싶어합니다. 왜 수사는 멈췄는가. 왜 권력 앞에서 검찰은 고개를 숙였는가. 그 판단은 누구의 것이었는가.
무엇이 옳은가를 묻는 시간
대통령이 집무할 곳이 없어 안가에 머물러야 하는 풍경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정치의 파산을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그러나 이 빈 공간을 진실로 채우는 길이 있습니다. 특검은 그 시작입니다.\n이제는 ‘누가 옳았는가’를 따지는 정쟁의 시대를 지나, ‘무엇이 옳은가’를 향해 나아갈 시간입니다. 특검은 과거를 단죄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권력의 기록을 스스로 정리하고 교훈화하려는 최후의 시도입니다. 숨겨진 방은 열려야 하고, 남겨진 흔적은 기록되어야 하며, 책임은 명명되어야 합니다.
진실은 감출 수 없다
특검은 거울입니다. 우리가 마주하기 두려워했던 장면을 보여주고, 다음 세대가 다시는 같은 방황을 겪지 않도록 경로를 새깁니다. 이제 우리는 묻습니다. 그 문은 왜 잠겨 있었는가. 그리고 그 안에 무엇이 있었는가. 그 물음에 대한 첫 대답이, 바로 내일 국회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