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과 창의의 축제에서 상품화의 무대로: 대학 축제, 그 본질을 묻다
대학 축제의 본래 의미
한때 대학 축제는 젊음의 열정과 상상력이 자유롭게 흐르던 공간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함께 꾸며낸 이 축제의 장은, 단지 즐거움을 위한 행사를 넘어, 공동체의 유대를 다지고 대학의 정체성을 공유하는 하나의 문화적 상징이었습니다.
변화하는 축제의 모습
그러나 지금, 2025년의 대학 축제는 그 본래의 정신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습니다. 자본의 논리가 조용히 침투하면서, 축제의 무대는 점점 더 상품과 시장의 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시장 기획의 등장
첫째, 자발성과 창의가 밀려난 자리엔 시장의 기획이 들어섰습니다. 과거 축제는 학생들이 스스로 프로그램을 고안하고 무대를 구성하며, 부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공간은 시행착오조차 값진 배움이 되던 현장이었습니다.
브랜드 행사로의 전락
그러나 이제 축제의 중심에는 유명 연예인의 공연과 기업의 로고가 당당히 자리합니다. 축제는 어느덧 브랜드 행사로 전락하고, 그 뒤편에서 학생들의 자율적 참여는 조용히 퇴장합니다. 앙스의 비판과 상업 홍보는 공동체 정신을 위협하고, 대학 문화의 순수성을 무디게 만듭니다.
축제 규모의 확장과 고민
둘째, 규모의 확장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 이면에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연예인 섭외와 기업 후원은 예산 확보와 관람객 유치에 분명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축제는 점차 팔리는 콘텐츠로 변모합니다. 이윤 중심의 기획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펼치기보다 외부 기준에 맞춰 자신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학생 참여의 진정성 위협
셋째, 자본의 영향력은 학생 참여의 진정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학생 대표자들조차 기획 단계에서 자율성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 놓여 있습니다. 기업과의 협의, 학교 당국의 검토, 예산상의 제한 등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축제의 정신은 흔들리고 있습니다.
축제와 상업화의 상관관계
더 많은 수익, 더 많은 인기를 위해 학생들이 비판 없이 상업주의에 편승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문화의 방향성을 재고하게 만듭니다. 축제의 정체성은 판매의 이름 아래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굿즈 판매, 티켓 유료화, 기업 연계 마케팅 등이 보편화되면서 축제는 점점 더 하나의 시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대학 축제의 정체성 상실
이 흐름은 단순한 시대 변화로 포장되지만, 그 속에서 창의성과 공동체 정신은 갈수록 설 자리를 잃습니다. 대학이 길러내고자 하는 지성인, 즉 비판적 사고와 자율성을 겸비한 인간상이 이 풍경 속에서 과연 자라날 수 있을까요?
대학 축제의 정의
이제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대학 축제란 무엇인가?' 그 답은, 학생의 손으로 만들어가는 자율의 무대이며, 공동체가 함께 공감하는 문화적 장이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자본의 편의가 아닌, 교육의 가치와 문화의 순수성 위에서 축제를 재구성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구체적 제안
이를 위한 구체적 제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학생 자율기획 보장과 외부 자본의 제한: 학생들이 독립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외부 후원에 의존하지 않으려면, 내부 재정의 투명한 운영과 기획과정의 공개가 선행되어야 하며,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민주적 거버넌스 구조가 필수입니다.
상업주의 윤리적 가이드라인
상업주의에 대한 윤리적 가이드라인 정비: 연예인 섭외와 기업 후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여 축제의 상품화를 제한하고, 축제 본연의 가치와 상충되는 무분별한 상업활동을 제어해야 합니다. 창의적 실천의 장으로서의 공간 재구성: 축제는 단지 화려한 이벤트가 아니라, 학생들의 창의성과 문화적 다양성이 살아 숨쉬는 실천의 무대여야 합니다.
문화 정체성 회복
대학의 문화 정체성 회복을 위한 공동 노력: 축제는 단기적 흥행이 아니라, 대학이 지닌 문화와 철학이 구현되는 장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당국과 학생 사회, 그리고 지역 사회가 함께 축제의 의미를 되새기고, 지속 가능한 문화적 실천을 위해 협력해야 합니다.
새로운 축제의 시대
대학 축제는 단순한 행사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것은 젊음의 꿈이 빛나는 창조의 무대이자, 자율과 공동체 정신이 공존하는 배움의 현장입니다. 이 공간이 진정한 학생의 무대로 되살아나야 할 이유는 분명합니다. 축제의 본질을 지키고, 이를 통해 대학 문화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은 지금 이 시대에 더욱 절실한 과제입니다.
결정의 기로에서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자본의 논리에 무기력하게 순응할 것인가, 아니면 축제 본연의 의미를 회복하고자 하는 용기 있는 실천으로 나아갈 것인가. 그 선택의 중심에는 언제나 학생이 있어야 하며, 그 여정의 동반자는 대학 전체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 새로운 축제의 시대가 열려야 합니다.